생존신고, 그리고 오픈마루 적응기…

2008년은 개인적으로 많은 변화를 겪고 있는 해입니다.

겨미의 일로 그 어떤 때보다 슬프게 시작한 2008년. 군대 때문에 2년을 비우긴 했지만 2003년부터 몸 담았던 회사도 점점 상황이 좋지 않아 즐겁게 함께 하던 동료들과 헤어지기도 했어요.

전화위복이라고 했던가요? 여름이 다가올 즈음 영광스럽게도 오픈마루의 일원이 되었고 지난 10월 10일에는 혼인신고를 올리게 되었어요. 7달 전 6개월 시한부 선고를 받았던 겨미도 예전같지는 않지만 이쁘게 지내고 있구요. 안정된 가정을 갖게 되었고 행복한 나날을 보내고 있답니다. ^^

생존신고는 여기까집니다. 사실 개인적인 얘기를 공개적으로 주저리 주저리 적어보긴 처음인 것 같습니다. 이 블로그를 처음 시작할 때는 웹과 관련된 이슈와 생각들만을 적고자 마음 먹었었는데 그럴 당위성이 없는 것 같고 얘기꺼리도 너무 부족한 듯 해서 마음을 고쳐먹었습니다. 아무거나 적기로… ㅋ

이제 오픈마루 얘기를 좀 해볼께요.

여름냄새가 조금씩 풍겨올 무렵에 입사를 해서 벌써 5개월이 넘었는데요. 이제 조금씩 적응이 되고 있는 느낌이랄까?

5개월 지났는데 겨우 조금씩 적응되고 있다는 게… 서비스 회사도 처음(사실 정말 처음은 아닙니다만 처음인 느낌)인데다가 후덜덜한 괴수분(?)들께 주눅들기도 하고 누가 밥을 떠먹여주는 것도 아닌데다 밥 숟가락부터 스스로 만들어 부지런히 밥을 떠먹어야 되는 듯한 분위기도 낯설었습니다. 아! 그리고 저 스스로 특별한 능력이라 여기는 부분 – 마크업, CSS, 웹 접근성 – 이 현재 오픈마루에서는 크게 다룰 시점이 아닌 단계라는 점도 있습니다.

부지런히 밥을 떠먹어야 되는 듯한 분위기? 다른 많은 곳에서도 다양한 대안들이 실행되고 있겠지만 오픈마루는 제가 몸에 익었었고 개선시키고자 하는 의지는 가지고 있었지만 헤어나지 못했던 소위 폭포수식 웹 사이트 제작과 정반대의 작업환경입니다. 제가 바라던 이상향과 많은 부분 닮아있죠. 그런데 제 버릇 개 못준다더니 막상 오픈마루식 개발방식을 따라가려니 누군가 어떤 중간물을 전달해주기 전까지 무엇을 해야 하는지, 그 때까지의 목표는 어떻게 설정해야 하는지, 당장 필요없는 기우로 시간을 낭비하고 있지는 않은지 무척이나 혼란스러웠습니다. 지금은 이런 혼란들을 어떻게 이겨내야 하는지에 대한 방법을 조금씩 찾아가고 있는 상태랄까요?

오픈마루 입사 전, 저는 회사의 고객(클라이언트)이 제공하는 정보를 웹 상에서 잘 전달되도록 하는 기술을 연마하고 있었고 그런 일을 해왔습니다. 물론 오픈마루의 서비스들 – 스프링노트, 레몬펜 등 – 처럼 정보의 제공이 아닌 정보의 생산이 주가 되는 웹 사이트도 만든 적이 있습니다만 그 때 팀원들은 기존에 하는 방식 – 정보를 전달하는 방식 – 을 중심으로 생각하고 만들었고 저도 그랬습니다. 그리고 오픈마루에 와서 기존의 생각과는 많이 다른 접근법과 진행방식에 놀랐습니다. 기술적으로는 HTML 중심이 아닌 Javascript 중심, WCAG의 고려가 아닌 WAI-ARIA의 고려를 하는 방식에 대한 이해부족이 뒤따라왔죠. 컨텐츠 중심의 웹 표준 구현, 방탄 Ajax라는 서적에서도 얘기하는 Ajax 애플리케이션의 점진적인 개선법에 대한 아집도 큰 장애물이었습니다. 아이러니하게도 스스로 사내에 이런 식이 아니면 안된다라는 얘기도 하기 전에 스스로 모순에 빠졌었습니다. -_-;

어제 오픈마루가 분당에서 번지르르엔씨소프트 본사의 R&D 센터로 이사를 했습니다. (오픈마루의 정식명칭은 엔씨소프트 오픈마루 스튜디오입니다.) 오픈마루라는 조직도 큰 변화를 겪고 있는 시점이고 저도 갓 유부남이 되어 개인적인 변화까지 합쳐 큰 변화를 겪고 있는 듯 합니다. 오픈마루나 저나 멍석은 제대로 깔렸다고 할까요?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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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원민님 코멘트:

형 블로그에 다이어리 글 같은거 자주올리셔도 보러올 사람이 많을 듯!?
그런데 유부남이 되신거 오늘 이 글을 보고 알았어요. 귀띔해주셨어야죠!……….
아무튼 잘지내고 계시는 것 같내요. 갠적으로 연락이 조금 부족해서 아쉽지만..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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